스스로 꽤 건강하다고 자부했지만 아이에 대한 큰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임신을 위해 노력해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아이를 갖지 않겠다라고 확정한 것도 아닌 그런 상황이기는 했지만요. 그렇게 세월이 흐르다 보니 30대 중반이 되었고 과연, 내가 가질 수 있는데 가지지 않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확인을 해보고 싶더라고요. 그런 생각으로 난임 검사를 시작했습니다.
인생에서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지만, 이러한 검사를 받게 되기까지 마음을 먹는데에도 한 2년은 걸린 것 같아요. 막막한 마음도 있고 꼭 해야 되나?라는 마음도 있어 후기나 과정 등을 많이 찾아봤었는데 저도 다른 분들께 도움이 될까 싶어서 초진 과정부터 차근차근 정리해보았습니다.
1. 예약(전화, 인터넷 예약)
기본적으로 난임센터는 항상 예약이 많기 때문에 여유롭게 시간을 가지고 예약하는 것이 좋더라고요. 참고로 분당차여성병원 난임센터의 경우 카카오톡 상담 기능이 있어서 이 부분이 편리합니다. 예약 후 방문을 하시면 병원에서 안내가 있겠지만 어떤 과정과 비용이 들었는지 하단을 참고해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2. 과정
혈액채취(호르몬 검사), 배란 초음파, 자궁난관 조영술 이 3가지는 기본으로 하고, 산전검사라고 불리는 기본검사는 본인이 건강검진을 어떻게 받았는냐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산전검사에는 혈액검사를 통한 당뇨, 간 기능, 풍진항체를 확인하고 소변검사, 흉부 x-ray, 심전도, 임신 전 질병 유무를 확인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건강검진을 다 한 상태라 서류만 제출하고 이런 검사들은 패스했습니다. 남자는 난임 비뇨기과에서 진료 후 정액 검사를 진행합니다.
*필요 시, 자궁경 검사와 복강경 검사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저는 하지 않았어요) 생리 2-3일 후 자궁 이상 진단을 받으면 자궁경 검사를 진행하고 복강경 검사는 난관 폐쇄,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한다고 합니다.
3. 비용 (약제비 제외)
여자의 경우, 초진 후 나팔관 조영술까지 끝내는 기간 동안 병원은 총 3회 방문했고 비용은 약 17만 원 정도가 들어갔습니다. 저는 난소 검사도 건강검진에서 이미 다 했던 터라 상황에 따라 비용이나 과정은 조금 다를 수 있는 점 참고하셔야 합니다.
남자의 경우 약 14만 원 정도가 나왔습니다.
사람에 따라 검사를 추가하게 되면 비용은 조금씩 차이가 나겠지만, 저와 같은 경우에는 총 둘이 309,600원의 비용이 들어갔네요.
4. 후기
여기까지 기본 정보를 드렸다면 이제 후기를 남겨보려고 합니다. 일단, 분당차병원 난임센터는 듣던 대로 아주 친절하셨고 모든 과정에서 불편한 점이 크게 없었습니다. 단, 웨이팅은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예약을 해도 기다리는 건 필수예요. 교수님을 조금 충원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항상 하게 됩니다. 그리고 방문 횟수가 늘어날수록 마음을 내려놓고 카페도 가고 그 주변에서 장도 보고 밥도 먹고... 책도 보고.... 뭐 이렇게 시간을 사용하게 되었어요.
1) 나팔관 조영술
- 꼭 해야 하나? 꼭 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 검사는 나팔관이 양쪽 모두 뚫려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나팔관 조영술 검사는 검사를 하기 전후로 골반염증을 방지하기 위해 3-4일 정도 진통제, 항생제도 먹고 당일에 주사도 맞습니다.
- 아픈가요? 저는 극도로 겁이 많고 기본 질 초음파도 많이 힘들어하는 사람입니다. 며칠 밤을 잠을 못 잘 정도로 긴장을 많이 했고요. 새벽마다 별의별 후기를 다 찾아봤지만 참을만하다, 기절했다(이건 실제로 본 적은 없고 어디서 들었다는 이야기만 있음)까지 너무 다양한 아픔의 강도를 보면서 안정은커녕 더 불안해져만 갔습니다. 결론은 다 알고 계시죠? 사람마다 다 다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기본 초음파도 너무 힘들어하는 사람인데 오죽했겠어요. 그저 답은 릴렉스, 힘 빼는 것 밖에 없는 것 같고요. 사실 그 아픔도 아픔이지만 왠지 모를 서러움과 이런 걸 내가 왜 한다고 했지? 왜 해야 하지? 등등의 생각이 떠오르며 눕자마자 눈물이... 났습니다. 하기도 전에 운 사람은 저 밖에 없을 것 같아 부끄럽지만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어요.
2) 정액 검사
남자의 경우 검사는 아시다시피 비밀의 방에 들어가서 심플하게 끝납니다. 너무 부럽네요. 정자 검사는 시간도 얼마 안 걸리고 기본적으로 웨이팅도 거의 없기 때문에 반차 정도 쓰시면 병원 갔다가 시간이 남는다! 정도. 참고로 결과는 한 1주일 이후에 나오기 때문에 재방문을 하셔야 합니다.
5. 결과
검사 결과 저는 난소 기능, 나팔관 양쪽 모두 정상 등이 정상이었습니다. 정자 검사 결과의 경우 4가지가 나오는데요. 정자수 / 운동성 / 정상 정자 분율 / 호르몬 수치입니다. 남편의 경우 약간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여러 가지 이야기는 다음 편에 풀어보겠습니다. 여자까지 검사가 대충 끝나는 기간이 한 3주 정도 걸렸습니다. 대략 한 달은 본격적인 임신을 위한 사전 검사를 하는구나 생각하시고 일정 계산을 들어가시면 될 것 같아요.
6. 체외수정(시험관), 인공수정 건강보험
- 대상 : 법률혼 또는 사실혼의 난임부부
- 지원 횟수 : 체외수정 (신선 9회+동결 7회), 인공수정 5회
- 기간 : 시술 기간 (약제 투여일~난자 채취일 혹은 배아 이식일까지)
- 적용 범위 : 진찰료, 시술 행위료, 마취료, 약제비 등
- 제출서류 : 혼인관계 증명서, 부부 각각 신분증 사본 / 사실혼일 경우 사실혼 통지서와 가족 관계 증명서, 신분증 사본
지자체마다 추가 지원 범위가 다를 수 있어 자신의 주소지의 보건소로 꼭 문의를 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희는 어차피 지원을 받을 수가 없어서 해당사항이 없었어요. 기준이 너무 낮은 것 같아요. 세금을 얼마나 내는데 이런 혜택을 하나도 못 본다는 사실이 아쉽기도 하고, 나라에서 정말 인구 정책을 최우선으로 하려면 이런 지원부터 개편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로나 회복 직후 정액 검사와 회복 4개월 후 정액 검사 결과 비교 (코로나가 정자와 간에 미치는 영향) - https://lemonsage.tistory.com/m/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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